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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기업을 평가할 때 유용하게 쓰이는 두 가지 지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가지 지표는 바로 ROE(Return on equity, 자본수익률)과 ROA(Return on asset, 자산수익률)입니다.

 

  먼저 ROE에 대해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시드가 1억 원인 전업투자자 A와 B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A는 1년에 2000만 원의 수익을, B는 1년에 12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면 직관적으로 A가 더 투자를 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각자 얼마나 많은 리스크를 감수했는지, 지속 가능한 투자 전략인지를 따져봐야 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자본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낸 A의 투자 실력이 더 좋다고 할 수 있으며, 장기간에 걸쳐 A의 수익률이 B보다 높다면 이는 더 확실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논리를 기업에 적용한 것이 바로 ROE입니다. 투자자가 투자를 하기 위해 시드가 필요하듯이, 기업도 기업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합니다. 재무상태표(재무제표) 상 기업의 자본은 초기 창업금, 상장으로 유입된 금액, 경영 활동으로 벌고 남은 돈인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됩니다. 쉽게 말해 자본이란 말 그대로 기업 스스로가 보유한 돈(순자산)을 의미합니다.

 

  자본이 100억 원인 기업이 1년에 3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면, 이 기업의 ROE는 30(순이익)/100(자본)*100 = 30%가 됩니다. ROE가 30%인 기업이 15%인 기업보다 직관적으로 더 좋은 기업처럼 보이며, 1억 원으로 식당을 개업해서 매년 3,000만 원을 가져가는 사장님과 1,500만 원을 가져가는 사장님을 생각해 본다면 높은 ROE가 왜 중요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ROE는 경영 능력, 비즈니스 모델, 시장 지배력, 고객 충성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처럼 ROE는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기업의 자본효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이지만,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해를 위해 다시 전업투자자의 예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시드(자본)
부채(레버리지)
총 투자금
1년 수익률
수익금
A
1억

1억
20%
2,000만 원
B
1억
1억
2억
12%
2,400만 

  투자자가 투자를 할 때 자신의 시드 외에 부채(레버리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A와 B의 시드(자본)은 1억으로 동일하지만, B는 더 큰 수익을 위해 1억의 부채를 이용해 총 2억을 투자했으며 A와 B의 수익률은 각각 20%, 12%입니다. 이때, 누가 1년 동안 더 투자를 잘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이는 관점에 따라 A와 B 모두 정답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B가 더 투자를 잘했다고 보는 사람이라면, 같은 시드(자본)를 가지고 A는 2,000만 원의 수익을, B는 2,400만 원의 수익을 냈기 때문에 B가 더 투자를 잘했다고 판단한 것이며 이와 같은 논리가 바로 ROE입니다. A의 ROE는 20%, B의 ROE는 24%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가 더 투자를 잘했다고 보는 사람은, B의 수익금이 더 큰 것은 순전히 부채(레버리지)를 이용했기 때문이며, 총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높은 A가 더 좋은 투자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이처럼 투자 성과를 판단할 때 시드(자본) 뿐만 아니라 부채(레버리지)를 포함하여 계산하는 것이 ROA입니다. 재무상태표(재무제표)상 자산이란 자본과 부채의 합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산수익률이라 불리는 것이죠. ROA는 앞서 말한 ROE의 계산식에서 자본 대신 자산(자본+부채)를 넣어서 계산하면 됩니다. 위의 표에서는 1년 수익률이 A와 B의 ROA가 되겠죠.


ROE
ROA
기업 A
20%
15%
기업 B
45%
7%

  기업 A의 경우 ROE는 20%, ROA는 15%이며, 기업 B의 경우 ROE는 45%, ROA는 7%입니다. ROE가 높은 기업 B와 ROA가 높은 기업 A 중 어느 기업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정답은 없으며 관점이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또한 두 기업의 ROE와 ROA를 살펴보면 기업 A의 경우 ROE와 ROA가 별로 차이 나지 않는 반면, 기업 B는 ROE와 ROA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앞서 말한 ROE와 ROA의 계산식을 떠올려봅시다. ROE는 분모에 자본이 들어가는 반면, ROA는 분모에 자본과 부채의 합인 자산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기업 A의 경우 자본에 비해 부채가 상대적으로 작고, 기업 B의 경우 자본에 비해 부채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부채(레버리지) 없이 투자하는 투자자는 많지만, 부채가 아예 없는 기업은 없습니다. 부채라는 단어가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를 띄지만,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서 부채는 필수적이며, 또 적절한 리스크 관리와 효율적인 경영을 한다면 부채를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ROE와 ROA는 각자의 장단점이 있으며 기업의 수익성이나 효율성을 손쉽게 파악하기 아주 좋은 지표입니다. 하지만 이 두 지표에는 2가지 큰 한계가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한계는 ROE와 ROA 모두 자본 혹은 자산을 통해 얼마나 많은 수익을 냈는지를 말해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기업의 성장성과 같은 중요한 부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합니다. ROA가 3%이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ROA가 20%이지만 성장이 멈춘 기업보다 훨씬 경영을 못 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두 번째 한계는 ROE와 ROA를 통해 기업 간의 비교를 할 때는, 해당 기업들이 같은 업종 혹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똑같이 반도체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 간의 ROE와 ROA 비교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반도체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과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을 비교할 때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전자는 필연적으로 많은 자산을 보유해야 하는 업종이고, 후자는 많은 자산을 보유하지 않아도 되는 업종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5년 평균 ROA는 5.79%인 반면 어도비의 5년 평균 ROA는 18.79%입니다. 이는 아마존의 경우 많은 토지와 물류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기업인 어도비의 경우 이러한 자산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ROE와 ROA는 기업에 대한 이해가 선행됐을 때 비로소 유용한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ROE와 ROA라는 지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몇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지표 모두 매우 간단하게 기업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입니다. 혹시 이해되지 않는 점이나 추가 질문사항, 수정해야 할 점 등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신다면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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