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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 대부분의 기간에서, 나의 주식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은 질적인 측면에서 훌륭한 기업들을 고른 후 해당 기업들을 '시가총액 비중'대로 보유하는 방식이었다.

  이전에도 종종 이러한 시가총액 가중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한 적은 있었지만, 확실한 대안은 떠오르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유지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좀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우선,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 장점

(1) 계산과 관리의 용이성 : 비중을 결정하는 요소가 시가총액 하나이기 때문에, 비중 계산이 매우 간단하며 각 기업의 주가가 오르고 떨어지는대로 자동으로 비중이 조절되어 리밸런싱 할 필요가 없다(수수료와 세금 절감은 덤).

(2)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에 대한 집중 :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매출, 부채 등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규모가 큰 기업에 높은 비중을 할당하는 것은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다.

(3) 산업 변화 등을 자동으로 반영 : 특정 산업이나 기업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 시가총액이 상승하기 때문에 비중이 상승함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금액이 해당 기업에 투자됨을 의미한다.

(4) 시장 평균에 근접한 수익률 : 대부분의 지수 추종 ETF가 시가 총액 가중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특정 섹터에 편중되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시장 수익률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이는 동시에 단점이기도 함).

 

* 단점

(1) 특정 기업이나 섹터에 대한 편중 : 종목 수가 상당히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규모가 큰 일부 종목에 너무 많은 비중을 싣게 될 가능성이 높다(기존 포트폴리오의 경우 총 12개 종목 중 상위 3개 종목이 83%를 차지).

(2) 가치 투자와 상반되는 매수 타이밍 : 특정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비중이 낮아지기 때문에 시가총액 가중 방식대로 매수를 하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서 더 많이 사고 낮은 가격에서 더 적게 사는 일이 발생한다. 또한 특정 기업이나 섹터에 '거품'이 끼게 될 경우 나도 그 거품에 뛰어들게 된다.

(3) 소형주의 잠재력 무시 : 대형주라고 해서 추후 주가 상승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대형주일수록 성숙한 기업이며 시장의 관심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기 때문에 주가상승은 어느 정도 제한된다. 하지만 소형주의 경우 (대형주에 비해) 성장할 여력이 많고 시장의 관심을 덜 받기 때문에 더 폭발적인 성장 혹은 주가 상승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물론 변동성도 그만큼 높음).

(4) 시장 평균에 근접한 수익률 :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지수 추종 ETF와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수익률이 결정된다.

 

  이러한 장단점으로 인해 시가총액 가중 방식은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이 조 단위 이상이거나 종목 수가 많은 경우(최소 20개 이상)가 아니라면 개인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안으로 처음 떠오른 방법은 '균일비중 포트폴리오'였다. 균일비중 포트폴리오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구성 종목의 비중을 똑같이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장단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장점

(1) 주가 변동에 대한 안정성 : 모든 주식에 대해 똑같은 비중으로 투자 금액을 나누기 때문에, 특정 기업 혹은 섹터의 주가가 크게 변동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은 제한된다.

(2) 소형주의 비중 증가 : 시가총액 가중 방식에 비해 성장 가능성 혹은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소형주의 비중이 매우 높아지며 이는 포트폴리오 수익률의 상한선을 시가총액 가중 방식에 비해 높일 수 있다.

(3) 자동 리밸런싱 : 항상 모든 주식의 비중을 같게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특정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게 될 경우 비중 조절을 위해 매도하거나 추가 매수를 안 하게 되고, 주가가 하락한 기업의 경우 추가 매수를 하게 되기 떄문에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기업을 매수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4) 계산의 용이성 : 시가 총액 가중 방식에 비해서는 약간 더 많은 계산과 거래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모든 종목의 비율을 똑같이 한다는 점에서 간편한 방식인 것은 동일하다.

 

* 단점

(1) 종목 간의 차별화 불가능 : 모든 종목을 금액으로 보유하기 때문에,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기업과 그보다는 덜 훌륭한 기업을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이는 논리적인 측면에서나 수익률 측면에서 봤을 때 어리석은 행위가 될 수 있다.

(2) 리크스 상승 : 모든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보유한다는 데에서 (시가총액 가중 방식에 비해) 주가 변동에 대한 리스크는 감소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의 비중들이 늘어남에 따라 투자 자체의 리스크는 증가하게 된다(소형주의 경우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이 안정적이지 못하거나 부채 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

(3) 성과 제한 : 유동성 혹은 시장의 관심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주가는 기업의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모든 주식을 같은 비중으로 리밸런싱 하게 되면, 성장력이 좋거나 훌륭한 기업을 매도하고 성장력이 낮거나 경영 능력이 형편없어진 기업을 매수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피터린치의 표현을 빌리자면 '꽃을 뽑고 잡초에 물을 주는 행위'이다.

 

  이러한 단점들로 인해, 동일 비중 방식이 가진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가 총액 가중 방식보다 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가 총액 가중 방식은 전업투자자가 아닌 개인이 사용하기에는 단점이 너무 많은 방식이다. 또한 사실 특정 기업에 투자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이 투자할 만한 회사인지 아닌지이지(추가로 적정 가격인지) 그 기업이 규모가 큰 기업인지 아닌지는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시가총액이 1,000조이든 10조이든 주가가 2배 상승하면 내가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같고, 시가총액이 3,000조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경영이나 산업 변화, 경쟁력 상실 등으로 인해 시가총액이 반토막이 나면 대형주라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내린 결론은 '더 훌륭한 기업이라고 판단될수록 더 많은 비중을 부여하자'이다. 물론 '훌륭한 기업'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나 또한 살면서, 주식을 공부하면서 계속 바뀌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로써 '훌륭한 기업'의 조건은 (1) 강력한 브랜드 파워, (2) 높은 수익성 및 좋은 비즈니스 모델, (3) 안정성이라고 생각한다. 1번은 질적인 측면, 2번과 3번은 양적인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3가지 조건은 서로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브랜드 파워가 강한 기업은 경쟁사에 비해 더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있고, 비즈니스 모델이 훌륭한 기업은 더 적은 비용으로 이익을 창출 할 수 있고, 이러한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브랜드 가치를 깎아먹는 행위를 할 가능성도 낮아진다. 하지만 이 3가지 조건을 명확히 구분해서 판단해야하는 이유는 여전히 브랜드 파워가 훌륭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거시 상황 및 잘못된 경영으로 인해 2번 혹은 3번 조건에 악영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내가 이해할 수 있어야한다)을 먼저 선정한 후, 2번과 3번 조건에 따라서 종목 비중을 구성하는 방식이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높은 수익성, 좋은 비즈니스 모델, 안정성' 또한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나 또한 100% 명확하게 정립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기준이 변화할 것이다(아마 치매 걸리기 직전까지). 하지만 우선 문득 떠오른 생각으로 새롭게 구성한 비중(딱히 이름이 없어서 펀더멘탈 가중이라고 명명)은 다음과 같다.

종목
기존 비중(%, 시가총액 가중)
새로운 비중(%, 펀더멘탈 가중)
변화율(%p)
애플
33.69
25.37
-8.32
마이크로소프트
29.81
13.28
-16.53
알파벳(구글)
18.13
9.64
-8.49
P&G
4.03
5.99
1.96
코카콜라
3.03
5.53
2.50
펩시코
2.95
3.21
0.26
어도비
2.59
14.30
11.71
나이키
1.99
10.87
8.88
월트 디즈니
1.96
0.33
-1.63
액티비전 블리자드
0.74
5.30
4.56
켄뷰
0.57
4.54
3.97
큐리그 닥터 페퍼
0.51
1.64
1.13

 

  앞으로 계속 개선해야할 점이 있겠지만, 가장 큰 변화는 기존에 시가총액 상위 3개 종목의 비율은 83%였지만 현재는 48%로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소수 종목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더 많은 기업에 가능성을 부여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종목 구성 방식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다른 종목에 비해 애플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본 모든 기업 중에 애플은 가장 뛰어난 기업이기 때문에(시가총액이 전 세계 1등이라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훌륭한 기업'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비중이 달라질 순 있겠지만, 어떠한 관점이나 방법에서 바라보더라도 애플의 비중은 항상 1등이 되어야 올바른 계산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기존의 방식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나 균일가중 방식의 장점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약간이나마 실마리를 잡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현재 사용한 펀더멘탈 가중 방식의 계산법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바로 적용한 것이라서 이후에도 계속 변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시가총액에 상관없이 훌륭한 기업에 더 많은 비중을 부여한다는 개념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유지할 것 같다.

 

궁금한 점이나 보완해야 할 점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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