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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인생 한 방…韓 개미들, 美레버리지 ETF 각광"

올해 美 주요 레버리지 ETF 투자 3배 늘어

 

"한국인들은 단순한 금융상품(straight vanilla)을 지루해한다. 그들은 레버리지를 원한다".

한국의 서학개미들이 지수 변동폭에 따라 2~3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미국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버리지 펀드는 주가가 오르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품이다. 한국인 특유의 위험 선호 현상이 레버리지 ETF투자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매체는 진단했다.

블룸버그가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최대 규모의 레버리지·인버스 ETF들에 총 23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투자 규모가 약 3배 가량 늘어났다.

서학개미들은 주로 테크주를 담은 레버리지 펀드에 집중 투자했다. 미국 전기차 대표주인 테슬라 주가 상승률의 1.5배를 추종하는 ETF TSLL US의 경우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전체 자산의 35%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과 다른 테크 종목들의 상승률을 3배 추종하는 ETF BULZ US 자산의 28%, 반도체주들의 상승률을 3배 추종하는 ETF SOXL US 자산의 19% 가량도 우리나라 개미들이 보유했다.

한국인 투자자의 미국 주요 레버리지 ETF 자산 보유 비율

경기도 화성에 소재한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중인 35세의 박은혜 씨는 이 매체를 통해 "여기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SOXL을 매수하고 있으며 몇몇 사람들은 그 상품이 레버리지 ETF라는 사실도 모른 채 상품을 사고 있다"며 "이곳에서는 ETF를 사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OXL은 올 들어서만 거의 140% 급등했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를 선호하는 것은 한국인 특유의 위험 선호 현상과 다양한 ETF 상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레베카 신 주식 전략가는 "한국인들은 단순한 금융상품을 지루해한다"며 "그들은 최소한 특정 부문에서는 2~3배의 수익률을 원한다. 한국인 투자자들은 해외 ETF 투자의 30% 이상을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ETF 상품이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고, 해당 상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SNS 영향으로 한국에서 ETF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불안정한 연금 체계, 생활비 급등도 투자자들이 '한 방'을 노리고 레버리지 ETF로 몰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두 아이를 둔 임동섭 씨는 미국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이유로 "일반 ETF도 훌륭한 상품이나, 적은 종잣돈으로 높은 수익을 노리기에는 레버리지 ETF가 더 적합해 보인다"며 "나는 아직 젊고 아이들은 어리다. 지금이 투자의 골든타임이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3세의 제임스 정 씨는 "나 같은 평범한 회사원이 부자가 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S&P 500 지수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지만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이런 이유로 레버리지 ETF에 투자해 금융자산으로 인한 부를 성취하는 시간을 단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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